혈액형이 성격과 관련있다는 미신은 오래전 수명을 다했다. 그러나 여러 논문을 통해 혈액형이 건강과는 관련이 있다는 지표들이 나오고 있다.
혈액형은 적혈구 표면에 있는 항원 종류에 따라 분류한 것으로, 적혈구에 ▲A항원이 있으면 A형 ▲B항원이 있으면 B형 ▲둘 다 있으면 AB형 ▲모두 없으면 O형으로 나뉜다. 혈액형 항원이 유전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1900년대부터, 혈액형과 질병 사이 연관성이 연구돼 왔다.
실제로 혈액형 항원은 적혈구 뿐만 아니라 혈소판, 백혈구, 혈장 단백질, 효소 등 각종 체내 물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고, 질병발병 위험과도 관련이 있다는 관찰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혈액형 별로 어떤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클까?
이 글에서는 최근 공개된 몇 가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혈액형과 질병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당연히 혈액형만으로 질병을 예측할 수는 없으며, 다른 요인들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혈액형에 따라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자신의 혈액형을 알고 그에 맞는 예방책을 취하는 것은 유익할 것이다.
A형: 심장병과 위암 위험 ↑
A형은 적혈구 표면에 A항원이 붙어 있는 혈액형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30%가 A형이다. A형은 심장병과 위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미국 하버드 의대의 연구진은 9만 명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장기 추적 연구에서 A항원이 심장병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A항원은 혈소판의 응집력을 증가시켜 혈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A항원은 위점막세포에도 존재하며, 이때문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 pylori)라는 위궤양균의 감염을 쉽게 받게 된다. H. pylori는 위궤양과 위암의 주요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A형은 H. pylori 감염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B형: 당뇨병과 대장암 위험 ↑
B형은 적혈구 표면에 B항원이 붙어 있는 혈액형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20%가 B형이다. B항원은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5년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의 연구진은 8만 명 이상의 남성을 대상으로 한 장기 추적 연구에서 B형은 당뇨병 발생 위험이 A형보다 21%, O형보다 82%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B항원은 인슐린 수용체에 결합하여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거나,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저하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추정된다.
또한 B형은 대장암에 걸릴 위험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중국 푸젠 의대의 연구진은 3만 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에서 B형은 대장암 발생 위험이 A형보다 11%, O형보다 35%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B항원은 대장세포에도 존재하며, 이때문에 암세포의 생성과 증식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B형: 치매와 위암 위험 ↑
AB형은 적혈구 표면에 A항원과 B항원이 모두 붙어 있는 혈액형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5%가 AB형이다. AB형은 치매와 위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미국 버지니아 의대의 연구진은 3천 명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장기 추적 연구에서 AB형은 치매 발생 위험이 O형보다 82%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AB형은 혈장 중에 혈액응고인자인 폰빌레브란트 인자(VWF)와 혈소판 인자 VIII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들은 혈관 내 혈전을 유발하여 뇌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AB형은 A형과 마찬가지로 H. pylori 감염에 취약하며, 이로 인해 위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O형: 출혈성 탈수증과 복막염 위험 ↑
O형은 적혈구 표면에 A항원과 B항원이 모두 없는 혈액형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45%가 O형이다. O형은 출혈성 탈수증과 복막염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혈성 탈수증은 장내 감염으로 인해 장벽이 파괴되어 혈액이 장관 내로 유출되는 질환으로, 대부분의 경우 에볼라 바이러스나 콜레라균 등에 의해 발생한다.
복막염은 복막이라는 복부 내장을 감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대부분의 경우 복수 투석을 받는 신부전 환자들에게 발생한다.
O형은 다른 혈액형보다 면역력이 강하고 스트레스에 잘 대처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O형은 심장병, 당뇨병, 위암, 간염 등의 위험이 낮지만, 대장암, 위궤양, 천식 등의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O형은 혈액이 빠르게 응고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혈전증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O형은 고기와 생선을 주로 섭취하고, 밀가루와 유제품은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강도가 높은 운동과 마사지를 통해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혈액형은 우리 몸의 작용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하지만 혈액형만으로 건강을 판단할 수는 없다.
우리는 개인별로 다른 유전적 특성과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혈액형 별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혈액형 별로 주의해야 할 질병들과 예방법을 알아보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과도하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혈액형보다는 자신의 몸 상태와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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